일을 처음 시작하던 당시와 지금 워라밸에 대한 생각은 많이 다르다. 첫 회사 취직 후 열정을 불 사르던 초반 2년이 지나고 야근을 밥먹듯 하는 생활의 지속 가능성에 대한 생각이 부정적으로 기울어 갈 때 쯤 이직을 하게 되었다. 새로운 회사에서 내가 속한 조직은 조직장이 워라밸이 중요하다는 인식을 가지고 있었고 장애 상황을 제외하면 집에선 컴퓨터를 켜지 않는다고 했다.
그래도 개발자라면 퇴근 하고도 자기계발은 계속 해야하는거 아니야?
아무리 그래도 개발자라면 새로운 기술에 관심을 가지고 회사 일이 아니더라도 토이 프로젝트나 스터디는 해야 하는것 아니냐는 생각을 가지고 있던 저년차에 성장욕구 가득한 나에겐 새로운 조직장이 좀 부정적으로 다가왔다. 그런데 막상 옆에서 지켜본 그 조직장의 모습은 내가 생각했던 것과는 달랐다.
일과 자기 계발은 회사에서만 해도 충분하다.
이 조직장의 하루 일과는 아침 일찍 일어나 운도을 하고 회사에 8시쯤 출근 한 다음 1시간 정도 공부를 한다. 회사에서 지원하는 제도를 통해 인터넷 강의를 들으며 지속적으로 자기계발을 하고 있었다. 물론 회사에서 지원하는 제도가 있기 때문에 가능한 것이지만. 제도가 있다고 해서 모두가 잘 활용하진 않는다. 또 가만히 생각 해보면 회사에서 아침 일찍 출근해 한 시간 공부를 하는거랑 퇴근하고 한 시간 공부하는거랑 차이 없다. 그제서야 왜 이 조직장이 일찍 퇴근하라던가 주말에 재미있는걸 하라던가 말 하는 이유를 알게 되었다.
인생의 우선순위는 변한다.
그리고 이 조직장은 결혼을 한 상태였는데. 집에가면 아이들이 있기 때문에 퇴근 후 자기 시간이 없고 컴퓨터를 켜기 힘들다는 것을 나중에 알게되었다. 그래서 아이들 재우는 시간에 일찍 자고 아침 일찍 일어나 운동을 한 다음 8시 출근 후 공부를 하는 것이었다.
현재 자신의 상태에 따라 우선순위는 변하고 우선순위에 맞춰 행동하게 된다.
생각해보면 대학생 때 나의 우선순위는 게임과 과제였고 4학년 땐 취업이었다. 직장생활을 하면서 회사일이 최우선이었고 일이 익숙해질 무렵엔 나의 성장이 우선이었다. 우선순위가 바뀔 뿐 중요하지 않다는 이야기가 아니다. 나는 여전히 나의 성장을 원하지만 회사일은 이제 당연히잘 해야하는 것이 되었다.
워라밸과 성과
이제는 워라밸의 밸런스, 균형에 대해 더 많은 생각을 하게 된다. 내 인생의 우선순위가 변하더라도 워크에 대한 절대적인 중요도가 변하진 않는다. 가정이 더 중요하지만 그렇다고 워크에 대한 내 노력이 줄어도 된다는 이야기가 아니다. 내가 워라밸을 챙기던 회사일에 올인하던 좋은 성과를 내기 위해선 성과에 대한 기준선을 만족해야하고 그 기준선은 변하지 않는다는 이야기다. 이렇게 되고 보니 조직장의 행동이 완전 이해가 된다. 나의 리소스(시간)를 조절해 균형을 맞추기 위해 노력해야 할 것 같다.